[원문_각론] 제20장 적취(積聚)_지산의안(芝山醫案)

한의사 강세황 2024. 4. 21. 19:05

五積의 구별은 가장 간단하나 그 病은 치법을 모른다면 만에 하나라도 살릴 수 없는 증이다. 내가 살고 있는 南部地方은 地勢가 陷下하여 水道가 停滀되고 오랫동안 오염(洿穢)되어 물이 맑게 흐를 수 없었으니, 이를 마시면 사람이 受病하게 되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心은 곧 陰火이니 內傷을 가장 잘 感受하므로 水氣에 손상당하면 心에 먼저 침입하기 때문이다. <舍巖鍼法에는> 원래 水土病에 대한 처방이 없었으나, 단지 “心積伏梁”이라 云云하니 누가 이것을 알겠는가? 같은 室內에 3~4명의 사람이 있어도 대부분 견해가 달랐는데, 어떤 이는 “滯”라 하고 어떤 이는 “痰”이라 하면서 이를 消滯시켜야 한다고 하거나 이를 散痰시켜야 한다고 하나, 消滯·散痰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서 수명을 요절시키는 화를 초래한 것은 다른 까닭이 아니라, 바로 “邪之所湊其氣必虛”라 한 것이다. 陰水가 心을 乘하면 心氣가 반드시 虛해질 것이니, 이를 消滯시키거나 이를 散痰시킨다고 하여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大敦·少衝補, 少海·陰谷瀉하여 허약해진 心氣를 補하면서 水의 창궐을 瀉한다면, 어찌 좋지 않겠는가! 지금 생명을 救濟하는 第一方이다. 目黃하여 黃疸과 같으면 然谷을 瀉하고, 咳嗽에는 太白·太谿를 瀉해야 할 것이니, 心咳章(第10章咳嗽門의 濕在心熱痰)을 참고해 보라.

㊀거의 30세인 한 남자가 胸腹이 脹滿(撐滿)하여 임신 10개월인 부인과 같고, 좌측에 積處가 있으면서 雀目症이 함께 있었는데, 운이 좋아 일시에 명성을 얻은 醫師(時醫)가 “脹症이니 百治無驗”이라 했으나, 肝積方을 사용하여 數度에 효과가 있었다.

㊁30여 세인 한 남자가 胃脘處에 積이 있어서 이를 누르면 痛症이 심했는데, 물었더니 2~3개월 동안 간혹 便血證을 일으켰다고 하여, 脾積方을 사용했더니 효과가 있었다. 그렇다면 便血은 脾病傳腎하여 그런 것인가?

㊂거의 30세인 한 남자에게 積氣가 心窩部(蔽骨下)에 있으면서 左脇까지 퍼져 있었으므로, 어떤 사람이 肝積으로 치료했으나 효험이 없었고, 반년이 지난 후 나에게 왔을 때는 <이미> 目黃·小便赤黃하면서 매일 두 번씩 泄瀉하여, 伏梁方을 치료했더니 1度에 泄瀉가 멎었고 4~5度에 나았다.

㊃10여 세인 한 男兒가 心積이 臍上部에 가득하면서 가운데 층(中段)이 가장 길었으므로, 伏梁方으로 치료하여 3~4度에 거뜬히 나았는데, 그 아버지에게는 본래 자식이 여섯이 있었으나 위의 다섯 아이가 모두 이 證으로 죽었다고 한다.

㊄15~16세 가량인 한 남자가 夏末·秋初에 갑자기 浮脹이 생기면서 面目·四肢·胸腹·陰囊·陰莖 등이 弸脹하고 두 눈도 감기면서 뜨지 못했는데, 때가 여름철이라 처음에는 心經이 受邪한 것으로 의심하여 心正格을 1次 사용했더니 눈을 조금 뜨고 4~5次에 浮氣가 거뜬히 나았다. 다시 진찰했더니 心下部에 伏梁이 있어서 다시 수개월 동안 치료하여 거뜬히 나았다.

㊅14~15세인 한 남자가 고통이 一日瘧과 같은 지 이미 4~5개월이 되어 形體가 수척해졌고, 心窩部(蔽骨下)를 누르니 積이 있으면서 臍部一寸 정도까지 이르렀는데, 伏梁方으로 치료하여 3~4일만에 고통이 멎었고, 4~5度에 거뜬히 나았다. 이 아이의 어머니에게는 자식이 둘 있으면서 아버지가 없었는데, 그의 형이 脹病으로 나에게 와서 애걸복걸 호소했으므로, 차마 물리치지 못하여 4~5일 치료하면서 얼마 동안 효과를 시험해 보다가 <어쩔 도리가 없어서> 위로하여 돌려보낸 후, 수십일만에 죽었다. 그런데 오래지 않아 그의 동생이 또 병들자 즉시 나에게 보내어 거뜬히 나아서 돌아갔다. 남자가 비록 이처럼 <치료하기> 어려웠는데, 하물며 여자에게 있어서랴! 萬人을 겪어 보았으나 다만 이 경우가 가장 어려웠다.

㊆20여 세의 한 남자가 兩足의 內踝前方에 뼈가 어긋나 折骨된 것 같았으나 그 까닭을 알지 못했는데, 그 사람이 거주하던 마을은 물맛(水性)이 좋지 못했으므로, <의심이 나서 上腹部를> 누르니 매우 큰 心積이 있었다. 心積方으로 치료하자 3度에 이르러 足病이 효과가 있으면서 평일과 조금 달라졌고, 음식을 잘 먹으면서 기운도 평정되었기 때문에 <心積도> 半減되었으나 腹病은 아직 완치되지 않아서 뿌리가 제거될 정도로 치료하여 나았다.